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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Becoming an OMFSurgeon - Oral & Maxillofacial Surgeon (4) [의료봉사]

2003년 12월..

  곧 크리스마스를 맞기 위해 들뜬 분위기에 전공의 1년차 후반을 보낼 무렵, 베트남의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해 일본구순구개열학회 소속 일본 구강외과 선생님들과 연합하여 의료봉사를 떠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 수련 지도의이신 신효근 교수님께서는 매년 베트남에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가시는 분이신데, 마침 저에게도 기회가 주어져 교수님과 함께 베트남으로 의료봉사를 떠날수 있게되었지요.

- 신효근 교수님께서는 정년퇴임을 몇년 앞두신 지금도 구순구개열환자의 수술을 위해 매년 세차례씩 베트남에 의료봉사를 가십니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시간에 어느 교수님께서 '의료봉사는 의사 면허증 받고나서 하는거다.'라는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나에게도 주어진 것이었지요.^^

 졸업후 면허증 받기도 전에 병원에 들어와서 밤낮없는 수련생활을 지내는 동안 의료봉사 같은 사회활동은 한참 후에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 왔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팀에 합류하게되어 당시 여자친구(지금은 우리 두 아이들의 엄마^^)와 크리스마스 휴일 데이트를 포기해야 했지만,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의료봉사에 참석하게되었습니다.

 이 때가 저에게는 첫 해외여행이었고, 격무에 시달리던 전공의 생활을 잠시라도 벗어날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더 설레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료봉사팀은 저를 포함해 한국 구강외과의사 세명, 일본 구강외과의사 세명이었습니다. 마취과의사와 수술을 도와줄 간호사는 베트남 현지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로 했구요. 수술기구와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 수술중, 수술후에 사용되는 약재 등을 모두 꾸려 베트남에 들어갔고, 봉사팀에서 가장 어리고 레지던트 1년차인 저는 주로 수술기구나 재료를 챙기고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 반을 날아 베트남 호치민에 저녁 10시경 도착했고 호치민에서 일본 팀과 조우하여 새벽에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베트남 중부의 다낭에 도착했습니다.

춥고건조한 겨울날씨의 12월 한국과는 달리 이 시기 베트남은 매우 습했고 심지어는 약간 덥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수술할 병원은 당낭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었고 현지 병원에서 보내준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까지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2시간 동안 포장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도로 위를 달려 도착한 곳은 광남성의 땀기라는 곳이었는데, 그곳 병원에 도착해 간단한 환영행사 후에 한국에서 가져온 수술기구들과 약품과 재료들을 가져다두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술실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만난 수술실 시설과 장비들은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수술하기에는 너무 부실해보였습니다. 전 속으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수술할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제 은사님과 일본 구강외과 선생님들께서는 작년보다 수술실이 많이 깨끗해지고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베트남엔 제때에 수술받지 못한 구순구개열환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도 여건이 비슷하지만, 당시에도 미국이나 독일 등지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 다녀갔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와 성형외과 의사들이 그들을 위해 무료수술봉사를 해왔지요.

 우리 팀이 도착하니, 이미 소식을 들은 현지 환자드로가 가족들이 병원의 좁은 복도와 대기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이들 중엔 구순열을 가진 자녀의 수술을 위해 거주지에서 땀기의 병원까지 3일 밤낮 동안 이동해 찾아온 부모도 있었습니다.

 몇 가지 검사를 거쳐 수술이 가능한 환자 51명을 선정하여 봉사기간동안 수술을 하기로했습니다.

 봉사활동 기간 중 수술을 할수 있는 시간은 딱 5일, 수술대상으로 선정된 모든 환자들을 수술하기 위해 6명의 봉사팀 의사들과 3명의 현지 치과의사들이 세 팀을 만들어 하루에 팀당 서너명씩 수술해야 했습니다. 이런 수술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첫환자 수술을 시작해도 마지막 환자 수술은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봉사팀원 모두 매일매일 녹초가 되어 숙소에 들어왔지요.. 숙소에 돌아오면 그날 수술환자들의 자료 정리와 다음날 수술환자를 위한 준비를 위한 회의를 늦게까지 하기도하고...--;

 봉사활동 기간동안 오히려 한국에 있는 병원에서 응급실-병실-외래... 뺑뺑이를 도는게 더 쉽게 느껴질 정도로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얼마나 고마운 상황인지... 그리고 우리의 작은 도움이지만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가치로 나타날수 있는지 느낄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의 첫 해외여행이나 첫 의료봉사 경험은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되는 데에 많은 느낌표를 찍어주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능력을 베풀어 줄 기회라 생각하고 떠났던 여행은 내가 더 그들에 많은 것을 얻어돌아오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은사님께서 매년 베트남을 방문하시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턱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Dr.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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