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Bruce Lee, 브루스리)’의 절권도 7원칙이
얼굴을 치료하는 외과의사가 가져야할 태도와 일맥상통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있어 소개합니다.
[Modern Plastic Surgery, 4, 21-25, 2014]


 이 논문을 처음 접했을 때, 의학논문의 일반적인 틀(templete)에 비춰보고,
‘무슨 이런 논문이 다 있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제목이라 가볍게 읽기시작했는데,
끝까지 읽고 보니 그 내용이 좋아 소개합니다.
제가 무도(武道)에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과를 막론하고 외과의사의 수련과정은 무도의 그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갖추어야할 덕목도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는 모양입니다.

내용이 조금 많아 지루할 수 있지만,
의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할 예정이신 분들은
꼭 끝까지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사실은 제가 항상 명심하려고 블로그에 남겨둡니다. ^^;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는 다음과 같은 절권도의 일곱가지 원칙을
본인의 분야에 맞춰 덕목으로 삼아야합니다.


1. Empty Your Cup: ’너의 잔을 비워라.’
이소룡은 제자들에게 항상 가르친 내용에 의견의 차이가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말하게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본인의 생각만 강하게 주장하는 제자에게는 ‘적어도 너의 잔을 비우고 시도해보라’고 말했다는군요.
어떤 일을 ‘안될 것 같다고, 직접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한다고 가르쳤습니다.

Surgeon들은 종종 선입견에 빠져서, 본인이 배웠던 방법 대신에, 새로운 개념이나 수술법을 거부하는 경향이있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해 온 방법이 옳다하더라도,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다른 의사들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가져야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믿음은 우리가 가진 것 만큼 가치있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직접 경험해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드릴지 거절할지 결정해야지, 다르다하여 무조건 틀렸다라는 태도를 경계해야합니다. 우리의 잔을 비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절대 배울수 없습니다.

2. Be Like Water: ’물처럼 되어라.’
이소룡은 실제 전투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각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기 위해 형식과 형체가 없는 물처럼 마음을 비워야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If you put water into a cup, it becomes the cup. You put water into a bottle and it becomes the bottle. You put it in a teapot it becomes the teapot. That water can flow, or it can crash. Be water my friend- 물은 컵에 들어가면 컵 모양이되고 병에 들어가면 병 모양이 되며, 주전자에 들어가면 주전자 모양이 된다. 그렇게 물은 흐르면서도 파괴력을 가진다. 동료들이여 물처럼 되어라.’

실제 수술할때도 보면 수술 필드가 책에서 본 것과 항상 똑같은 상황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간혹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른 사람과 달라 수술할때 당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잘 대처해 처리하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로 수술을 마무리 할수 없을 것입니다. 집도의는 상황에 맞는 빠른 판단력(making decision)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합니다. 교과서와 다른 다양한 상황에서는 물처럼 행동하여 환자 개개인에 맞게, 수술법을 적절히 수정해가며 수술할수 있어야합니다.

3. Seek to Understand the Root: ‘근본을 이해하려고 애써라’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가지(branches)가 아니라 뿌리(root)이다. ‘뿌리’가 참 지식이고, ‘가지’는 껍질에 불과하다.’
 
새로운 치료기구가 나오면 그것을 작동시킬 기술을 우선하여 배우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것들의 대부분은 아주 오래전에 우리 선학들이 정립한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많은 치료기구나 치료법이 난립해있는 요즘 상황에서는 근본으로 돌아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사들이 윈리에 대한 이해의 노력은 게을리한 채, 기구회사의 광고에 휘말리거나 기구를 사용하기 위해 기구회사 관계자에게 ‘수련(training)’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4. An Intelligent Mind Is Constantly Learning: ‘현명한 마음은 끊임없는 배움에서 비롯된다.’
 “절대 결론을 내지마라. 정형화된 방식은 결론을 유도한다. 그래서 더 이상 현명해질 수 없게한다.”

의사는 학회나 세미나에 자주 참석해, 최신 지견을 갖출수 있도록 쉼없이 노력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우리가 과거에 ‘진리’라고 배웠던 것은 현재에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What we learnt as the “truth” yesterday may no longer hold true today]
 예전엔 획기적인 방법이라 여겨졌던 치료법들 중에 현재는 사라져 더이상 시행되고 있지 않은 예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있습니다. 환자에게 최고의 수술결과를 주기 위해 항상 각자 분야에 대한 근거중심(Evidence Based Medicine, EBM)의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5. Absorbing What Is Useful: ‘본인에게 유용한 것을 익히기’
 ‘본인이 익힌 것을 실전에 적용해 봐야한다. 그래야 정말 자기에게 필요한 기술이 무엇이고, 필요치 않은 것으니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 원칙이 시사하는 바는 개인적 실험에 기초한 선택에 관한 것 입니다. 브루스리는 본인에 맞는 기술은 오직 본인 만의 경험으로 알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법대로 수술하는 많은 외과의를 통해 배워왔지만, 그들의 방법 중 본인에게 유용한 것이 무엇인지 취사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결과를 줄수 있도록 본인에게 맞는 수술방법을 익히고 맞지 않는 방법이라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6. Economy of Motion: ‘동작의 경제성’
‘'공격은 최소의 시간에 최대의 힘으로, 훈련했던 방법을 통해 거추장스러움 없는 동작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이소룡은 절권도의 모든 동작에는 이유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과의사가 수술시 사용하는 기구의 수를 최소화하고 집도의와 보조자가 기구를 주고받는 횟수를 줄인다면 수술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 입니다. 또한 수술시 자세와 위치는 가장 적절한 것이 어떤 것인지 찾아야합니다. 그래야 효율적이고 덜 피로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해박한 해부학적 지식을 갖추어서, 불필요한 동작이나 주저함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불필요한 동작은 과감히 쳐내야 합니다.

수술 시간의 단축하는 것은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차적인 단계를 줄이는 것임을 명심해야합니다.

7. Be Humble: ‘겸손하라’
 ‘선배에 대한 겸손은 의무이고, 동료에 대한 겸손은 정중함이고, 후배에 대한 겸손은 고귀한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한 겸손은 안전함을 의미한다.’

만약 외과의사가 수술실에서 ‘독불장군’ 식의 태도로 동료나 후배를 대한다면, 형편 없는 수술환경을 만드는 것 입니다.

수술방에서 실수는 어떤 과정을 간과하거나 놓치는 것 보다, 수술에 대한 잘못된 이해나 그것을 지적하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 더  자주 발생합니다.

집도의는 이러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주변 보조자들과 동료의사들에 대한 겸손한 태도로 그들의 조언을 받아드릴 자세를 갖추어야합니다,

surgeon은 항상 정중한 자세로 진리를 구해야합니다.




-건강한 턱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Dr.권민수-


P.S. '모든 것에 대한 겸손이 안전을 의미한다'는 말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무사생환을 간절히 바랍니다.



올소치과 (구,엠에스치과)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560, 3층 (논현역 7번 출구)

02-542-3575

010-3228-3575



2009년 가을,

치과대학병원 전임의로 재직할 때

다시 한번 베트남의료 봉사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는 2004년부터 의료봉사단을 매년 조직해서 베트남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수술해주고 있는데,

모교 의사님이시자 봉사단 단장이신 신효근 교수님의 제안과 전임의 지도교수님이신 황순정 교수님의 배려로, 저도 전임의 신분으로 6차 봉사단에 선발되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건치. 2009년12월4일자]



 베트남 의료봉사는 신효근교수님과 레지던트때 한차례 다녀온적이 있어서, 베트남이라는 나라도 그리고 그 나라의 환자들도 그리고 현지의 의료시설의 열악함도 그리 낯설지가 않았지요..^^;

관련된 이전글[ Becoming an OMFSurgeon - Oral & Maxillofacial Surgeon (4) [의료봉사]]


 그래도 이번에 간 병원은 하노이에 있는 국립치과병원(National Hospital of Odonto-Stomatology in Hanoi)로 예전에 가봤던 땀기 병원 보다 훨씬 크고 깨끗하였습니다... 특히 베트남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들이 매우 액티브하게 진료하는 병원이었습니다. - 저희가 봉사하는 기간중에도 다른 수술방에서는 베트남 구강외과의사들에 의해 cancer ablation & micro-reconstruction surgery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수술준비와 보조만 했던 전공의 때와는 달리, 이때에는 구순구개열 환자를 직접 집도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하는 내내 은사님께서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셨지요...^^



 신교수님은 지금도 이 봉사단들 이끌고 계시고, 매년 2~3회 베트남에서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위해 무료 의료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제자들에게 '귀수불심(鬼手佛心)-귀신 같은 손과 부처님같은 마음'을 항상 강조하시던 분이신데, 베트남 구순구개열환자들에게는 천사같은 존재이시지요.


외과의사로서, 저의 작은 손재주로 다른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2009년,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베트남의료봉사단.



-건강한 턱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Dr.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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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2년차 봄...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집도식'이라는 행사를 합니다.

집도식(執刀式)은 처음으로 집도의가 되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공의는 수련과정에 있는 의사로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의 경우, 단독으로 수술을 집도할수는 없고,

지도교수님의 입회와 지도하에만 수술을 집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무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집도식'을 치른 이후에 집도의 후보가 될 수 있지요.^^


저희 과에서는 매년 전공의 2년차가, 집도식 대상이었습니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절개부터 봉합까지 처음으로 집도의가 되어보는 일이므로 외과의에게는 매우 영광스럽고도 의미있는 행사라 할수 있습니다.

은사님께 집도를 위한 수술용 칼을 넘겨받는 순간은 정말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수술이 끝나면 집도했던 칼은 깨끗이 씻어서 주인공에게 전달되고,

주인공은 그 칼을 평생 간직하게 됩니다.

수도 없는 수술용 칼을 사용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했지만,

집도식에 사용했던 칼은 아주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저의 외과의로서의 초심(初心)을 의미하니까요...^^;


구강악안면외과의사로서 마음이 흔들릴때나 수술하기 전 마음이 심란할 때는 집도식때 썼던 칼을 보면서 마음을 되잡곤합니다.


-건강한 턱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Dr.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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