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골다공증은 뼈를 이루는 조직들의 양과 질적인 변화로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보통 2-4배정도 더 걸릴 위험이 크고 50살 이상의 여성 가운데 20-25%가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 골다공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치과치료를 주의해야한다. 골다공증하고 치과치료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손목이나 척추, 고관절에 주로 생기는 골다공증이 턱뼈에도 생기는 것일까요? 


골다공증과 BRONJ

 골다공증 치료와 턱뼈와는 꽤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턱뼈에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계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턱뼈의 골수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아랫턱 뼈에 발생한 골수염(화살표)의 CT사진. 반대쪽에 비해 만성염증으로 피질골이 팽창되고 연속성이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약제의 장기간 사용과 관련된 악골괴사(bisphosphonate related osteonecrosis of the jaw, 이하 BRONJ)가 칭하는 이러한 질환은, 의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채 10년이 되지않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BRONJ의 본질 또한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하거나 복용한적이있고, 턱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과거력이 없는 사람이 턱뼈 부위에 뼈가 노출되어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유되지 않고 8주 이상 지속될 경우 BRONJ로 진단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자연적으로 발병할 수도 있지만, 대개 구강내 수술(발치, 임플란트 수술)과 연관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투여할 수록 그 위험은 높고 주사제를 투여 받는 경우 경구투여자보다 위험율이 높습니다. 또 동반 질환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등을 동시에 투여할 경우, 짧은 기간 투여하여도 BRONJ의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하는 경우 치과치료 전에 치과의사에게 복용 사실과 기간에 대해 알려야 하며, 의사는 비스포스포네이트의 장점과 드문 합병증로 BRONJ가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환자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환자는 구강 위생을 청결하게하고 치료 중 또는 치료 후에 동통이나 부종 및 노출된 뼈가 보이는 바로 치과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은 골다공증 뿐만 아니라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생각보다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골 전이가 잘되는 악성종양(유방암 등) 환자에게도 처방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파젯병, 부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게 처방되기도합니다. 일반적으로 한달에 한번 혹은 일주일에 한번 복용하고 약을 먹고 30분정도 누워있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들은 약의 경우 비스포스포네이트 약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시중에 유통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알렌드로네이트 (alendronate) - 포사맥스, 맥스마빌, 포사맥스 플러스디
리세드로네이트 (Risedronate) - 악토넬
에티드로네이트 (Etidronate) - 디드로넬
이반드로네이트 (Ibandronate) - 본드로나트, 본비바
파미드로네이트 (Pamidronate) - 파노린, 아레디아
졸레드로네이트 (Zoledronate) - 조메타
크로드로네이트 (Clodronate) - 본포스


또한  다음과 같은 경우의 환자는 BRONJ 고위험군이므로, 치과치료를 받을 경우에는 치과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1.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을 3년 이상 경구투여한 경우
2.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주사제로 투여받고 있는 경우
3. 비스포스포네이트와 스테로이드제제를 동시에 복용하고 있는 경우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주변세포의 화학적 신호를 억제하고 파골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촉진하여 파골세포의 활성도를 약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골의 형성 및 무기질화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골의 흡수를 억제하는데  특히 뼈의 흡수가 왕성하게 일어나는 부위에 침착됩니다. 이 약물의 반감기가 매우 길어서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뼈에 머무는 기간은 10여년이 정도이다. 약물 투여를 중단한다고해도 10년은 약물의 성분이 인체에 남는다는 것이지요.

 앞서 말한데로 BRONJ에 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고위험군의 환자에서 예방이 최우선적인 방법입니다.(물론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을 당황하게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9년, 4개의 학회(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대한골대사학회, 대한골다공증학회)에서 예방과 치료지침을 마련하기도 하였는데요. 이 치료지침에서, 매달 정맥으로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 받고 있는 사람에서는 발치술이나 침습성 치과치료는 피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경구로 복용한경우 복용기간 3년을 기준으로 3년 이내에 복용한 경우는 관리에 주의가 필요없으나 3년 이상 복용한 경우에는 구강내 침습적 술식을 하기 3개월 전에 중지하고 수술 후에는 뼈가 치유될때까지 중지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의 골다공증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치과치료에 앞서 반드시 치과의사에게 알리고, 구강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치료하는 치과의사는 학회에서 권유한 치료지침에 따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강한 턱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Dr.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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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아름다운 단어를 이름으로 가진 치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치아는 그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치과의사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안에서 가장 뒤쪽에 위치하는 사랑니는 영구치열이 다 형성되고도 한참 후에 나타나는데, 그 이름은 치아가 맹출되는(입안에 나타나는) 시기가 18세 전후에 나오기 때문에 사랑니(사랑을 알만한 나이 쯤 나온다고 해서...)또는 지치(智齒, wisdom tooth, 지혜를 가질 만한 나이에 나온다고 해서..)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갈수록 턱뼈가 작아지는 진화를 거친 현대인은 치아가 맹출되는 공간이 좁아져서 맨나중에 제일 후방에 나타나는 운명을 가진 사랑니는 제 위치에 똑바로 자리 잡지 못하고 다른 자리에 나거나 잇몸 혹은 턱뼈에 매복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 빼지 않아도 되는 사랑니 - 정상교합을 이루어 기능하는 사랑니

 위아래 사랑니가 모두 다른 어금니처럼 똑바로 나서 정상적으로 씹는 기능을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궂이 사랑니라고 해서 발치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어금니 처럼 사용하면된다. 심지어 이러한 사랑니에 충치가 생기면 치료해서 더 사용하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참 운이 좋은 경우라할 수 있습니다.


2. 반드시 빼야하는 사랑니 - 염증을 동반하여 주변 치아 및 잇몸에 해를 가하는 사랑니

 부분적으로 맹출되어 있거나, 정상 맹출되어 있는 사랑니라도 양치질이 제대로되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거나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항생제를 쓰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좋아지긴 하지만, 원인이 되었던 사랑니를 발치하지 않으면 조만간 재발하게되므로 반드시 발치해야 합니다. 또 제일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양치질이 제대로되지 않아 충치가 발생하고 이 충치가 사랑니 앞의 치아(제2대구치)에 함께 이환되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랑니를 발치해야 합니다. 또 앞서 말한 똑바로 난 사랑니도, 위 또는 아래 대합되는 사랑니가 없어진다면 아랫니의 경우 솟아오르거나 윗니의 경우 아래로 늘어지게되어 대합치 공간을 잠식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발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본인 모르게 사랑니가 턱뼈에 매복되어 있다가 물혹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심각해지기 전까지 혹은 심각해져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 모르고 지낼 수 있는데, 치과에 다른 이유로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물혹의 크기에 따라 전신마취 하에 물혹제거 수술을 받아야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 입안에 옆으로 누워서 난 좌측 아래 사랑니, 왼쪽 방사선 사진에서 앞쪽 어금니와 달리 누워있으며, 사랑니의 뿌리는 신경관(노란색, 하치조신경)과 매우 근접해있다.




3. 사랑니는 언제 빼는 것이 좋은가?

 사랑니는 가능하면 젊을때 빼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뽑아야할 사랑니라면, 서른 살 이전에 뽑을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랑니와 턱뼈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고 턱뼈의 탄력성이 감소하기 때문이지요. 단단한 턱뼈에 꽉박혀 있는 사랑니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치하기 힘들고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임산부의 경우, 임신기간 중 임신성치주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반드시 구강검진을 해서감염가능성이 높은 사랑니가 있다면 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생명을 위협하는(?) 사랑니

 사랑니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여 안면부 감염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대부분 항생제 치료와 적절한 치료로 해결이 되지만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기도폐쇄, 폐혈증, 종격동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니 염증으로 얼굴이 심하게 붓거나 입이 잘 안벌어지는 경우는 이러한 심각한 감염증의 전조증상 일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하며, 입원을 통한 항생제투여와 염증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5. 사랑니에 의한 합병증

  사랑니를 발치하고 난 후에는 정상적으로 어느 정도의 붓기나 출혈, 통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적절한 술후 처치에 따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윗턱 사랑니의 경우 상악동과 가까워서 발치 후에 염증이 잘 낫지 않으면 상악동염(축농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추가적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랑니는 그 위치가 입술과 혀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하치조신경, 설신경)과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사랑니 발치를 위한 마취와 발치 수술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인성 말초신경 손상은 대부분 6개월-1년 이내 신경조직의 자발적 치유과정을 거쳐 원상회복되어 감각기능을 회복됩니다. 매우 낮은 가능성이긴 하지만, 자연치유가 잘 되지 않은다면 이상감각이나 감각소실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수 있습니다. 특히 감각소실이 일어난다면 의학적으로 해결할 만한 방법은 없습니다. 조심해서 수술한다고 해도 혀의 감각을 담당하는 설신경의 경우 그 위치가 사람마다 변화무쌍하여 환자는 물론 치과의사를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사랑니 발치를 결정할때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숙지하고 담당치과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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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저는 전공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미루두었던(?) 국방의 의무를 하게되었습니다.

치과의사의 경우,

졸업할때까지 군입대를 연기할수 있으며, 전공의 과정을 들어가게되면 전공의를 수료할때까지 입대가 자동 연장됩니다.

전공의 과정을 들어가지 않는 경우, 졸업과 국가고시를 마친 후에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게되고,

전공의 과정을 들어가 수료한 사람들은 신체조건(신체등급)에 따라 '군의관'이 되거나 '공중보건의사'가 되어 군역(36개월)을 하게됩니다. - 따라서, 치과군의관은 모두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치과의사들로 동년배의 민간 치과의사에 비해 의학적 경험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도 자랑스러운(?) 신체등급 1급으로 '해군군의관' 자원으로 분류되어,

경북 영천의 3사관학교에 입교하여 9주의 훈련을 마치고 대위로 임관, 군의관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첫 임지는 서해최북단 '백령도'였습니다. --;

인천항에서 쾌속정으로 5시간을 가야하는 곳,

육지와 연결된 배가 하루에 두편 밖에 없는 곳...(지금은 좀 늘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날씨가 안좋으면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육지로 부터 고립되는 곳.... 어마어마하죠...^^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되어 처음 돌봐야할 환자들은 격오지의 우리 해병대원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임지가 너무 꼴짜기라 실망도 많이했지만,

그런 격오지에서 고생하는 대원들을 보니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군에 와보지 않았다면 사병들이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는지 몰랐을겁니다.

그래서 여건상 한계가 많이 있었지만, 할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병사들을 진료했습니다.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당시에 저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군의관 생활은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제가 수술실과는 동떨어져있었지만,

'어려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었던 인생의 기회였습니다.

- 이래서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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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2년차 봄...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집도식'이라는 행사를 합니다.

집도식(執刀式)은 처음으로 집도의가 되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공의는 수련과정에 있는 의사로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의 경우, 단독으로 수술을 집도할수는 없고,

지도교수님의 입회와 지도하에만 수술을 집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무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집도식'을 치른 이후에 집도의 후보가 될 수 있지요.^^


저희 과에서는 매년 전공의 2년차가, 집도식 대상이었습니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절개부터 봉합까지 처음으로 집도의가 되어보는 일이므로 외과의에게는 매우 영광스럽고도 의미있는 행사라 할수 있습니다.

은사님께 집도를 위한 수술용 칼을 넘겨받는 순간은 정말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수술이 끝나면 집도했던 칼은 깨끗이 씻어서 주인공에게 전달되고,

주인공은 그 칼을 평생 간직하게 됩니다.

수도 없는 수술용 칼을 사용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했지만,

집도식에 사용했던 칼은 아주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저의 외과의로서의 초심(初心)을 의미하니까요...^^;


구강악안면외과의사로서 마음이 흔들릴때나 수술하기 전 마음이 심란할 때는 집도식때 썼던 칼을 보면서 마음을 되잡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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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곧 크리스마스를 맞기 위해 들뜬 분위기에 전공의 1년차 후반을 보낼 무렵, 베트남의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해 일본구순구개열학회 소속 일본 구강외과 선생님들과 연합하여 의료봉사를 떠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 수련 지도의이신 신효근 교수님께서는 매년 베트남에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가시는 분이신데, 마침 저에게도 기회가 주어져 교수님과 함께 베트남으로 의료봉사를 떠날수 있게되었지요.

- 신효근 교수님께서는 정년퇴임을 몇년 앞두신 지금도 구순구개열환자의 수술을 위해 매년 세차례씩 베트남에 의료봉사를 가십니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시간에 어느 교수님께서 '의료봉사는 의사 면허증 받고나서 하는거다.'라는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나에게도 주어진 것이었지요.^^

 졸업후 면허증 받기도 전에 병원에 들어와서 밤낮없는 수련생활을 지내는 동안 의료봉사 같은 사회활동은 한참 후에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 왔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팀에 합류하게되어 당시 여자친구(지금은 우리 두 아이들의 엄마^^)와 크리스마스 휴일 데이트를 포기해야 했지만,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의료봉사에 참석하게되었습니다.

 이 때가 저에게는 첫 해외여행이었고, 격무에 시달리던 전공의 생활을 잠시라도 벗어날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더 설레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료봉사팀은 저를 포함해 한국 구강외과의사 세명, 일본 구강외과의사 세명이었습니다. 마취과의사와 수술을 도와줄 간호사는 베트남 현지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로 했구요. 수술기구와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 수술중, 수술후에 사용되는 약재 등을 모두 꾸려 베트남에 들어갔고, 봉사팀에서 가장 어리고 레지던트 1년차인 저는 주로 수술기구나 재료를 챙기고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 반을 날아 베트남 호치민에 저녁 10시경 도착했고 호치민에서 일본 팀과 조우하여 새벽에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베트남 중부의 다낭에 도착했습니다.

춥고건조한 겨울날씨의 12월 한국과는 달리 이 시기 베트남은 매우 습했고 심지어는 약간 덥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수술할 병원은 당낭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었고 현지 병원에서 보내준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까지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2시간 동안 포장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도로 위를 달려 도착한 곳은 광남성의 땀기라는 곳이었는데, 그곳 병원에 도착해 간단한 환영행사 후에 한국에서 가져온 수술기구들과 약품과 재료들을 가져다두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술실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만난 수술실 시설과 장비들은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수술하기에는 너무 부실해보였습니다. 전 속으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수술할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제 은사님과 일본 구강외과 선생님들께서는 작년보다 수술실이 많이 깨끗해지고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베트남엔 제때에 수술받지 못한 구순구개열환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도 여건이 비슷하지만, 당시에도 미국이나 독일 등지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 다녀갔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와 성형외과 의사들이 그들을 위해 무료수술봉사를 해왔지요.

 우리 팀이 도착하니, 이미 소식을 들은 현지 환자드로가 가족들이 병원의 좁은 복도와 대기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이들 중엔 구순열을 가진 자녀의 수술을 위해 거주지에서 땀기의 병원까지 3일 밤낮 동안 이동해 찾아온 부모도 있었습니다.

 몇 가지 검사를 거쳐 수술이 가능한 환자 51명을 선정하여 봉사기간동안 수술을 하기로했습니다.

 봉사활동 기간 중 수술을 할수 있는 시간은 딱 5일, 수술대상으로 선정된 모든 환자들을 수술하기 위해 6명의 봉사팀 의사들과 3명의 현지 치과의사들이 세 팀을 만들어 하루에 팀당 서너명씩 수술해야 했습니다. 이런 수술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첫환자 수술을 시작해도 마지막 환자 수술은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봉사팀원 모두 매일매일 녹초가 되어 숙소에 들어왔지요.. 숙소에 돌아오면 그날 수술환자들의 자료 정리와 다음날 수술환자를 위한 준비를 위한 회의를 늦게까지 하기도하고...--;

 봉사활동 기간동안 오히려 한국에 있는 병원에서 응급실-병실-외래... 뺑뺑이를 도는게 더 쉽게 느껴질 정도로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얼마나 고마운 상황인지... 그리고 우리의 작은 도움이지만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가치로 나타날수 있는지 느낄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의 첫 해외여행이나 첫 의료봉사 경험은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되는 데에 많은 느낌표를 찍어주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능력을 베풀어 줄 기회라 생각하고 떠났던 여행은 내가 더 그들에 많은 것을 얻어돌아오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은사님께서 매년 베트남을 방문하시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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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구강악안면외과의사의 업무범위 -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http://www.kaoms.org) 인용

  지금은 수련과정이 조금 변했지만, 제가 구강악안면외과를 수련 받을때에는 픽스턴(fixtern) 제도였기 때문에 인턴때 이미 전공과목이 구강악안면외과로 정해져 외과에 소속되어 주로 일을 하고 치과병원 내 타과(비자발적 선택에 의한 3-4개 과^^)로는 2주씩 판견을 나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픽스턴 제도 특성상, 국가고시가 끝나자마자 '외과 식구'가 되었고 국가고시 이틀 후에, 국시 합격 여부도 모른체 '당직실'로 출근하여 역경의 전공의 생활을 시작했었죠.


 한쪽 가슴주머니에는 펜라이트, 가위, 설압자를 포함한 수많은 펜들과, 양쪽 아래 주머니에는 약전과 메뉴얼을 나눠 넣은 가운으로 무장하고 밤낮없이 수술방, 입원실, 응급실로 불려다녔습니다. 인턴과 전공의1년차 동안은 병원에서 숙식하며, 밤낮 없이 하루에 20시간씩 일했고 한달에 1.5일 정도 공식 오프(duty-off)때만 집으로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요즘 적용되고 있는 주 40시간제를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가 적용받는다면 일주일에 이틀만 근무하면 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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